은퇴(retire)
실버타운이 미국에서 1990년도까지 유행했습니다. 좋은 시설에 노인들을 모시자는 것인데 별로 행복하지 않다는 게 증명되어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더 이상 실버타운 같은 시설보다는 '내가 살던 곳에서 격리되지 않고 살자'라는 식으로 개념이 바뀌어, 젊은이들과 소통하면서 도와주고 같이 엉켜서 살아가는 참여형 모델이 유행합니다.
행복한 노후생활에는 재산을 비롯해 가족, 취미, 여가, 건강, 사회활동 등을 골고루 가지고 있어야지 재산과 건강만 챙겨도 안 됩니다. 여자는 올레 길에서, 남자는 운동과 등산으로 몸만 만들면 공포스러운 사회가 되고 맙니다.
영혼을 자극하는 취미, 여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네트워크, 사회와의 교류가 중요합니다. 한 두 분야에서 자기 영혼을 담을 수 있는 분야를 개척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취미ㆍ여가를 너무 단순하게 하면 안 됩니다. 여생을 등산, 골프, 여행, 동호회 활동 등으로만 보내기엔 너무 가볍습니다. 헬스클럽 다니고, 골프치고, 세계여행 다니고, 친구들 쫓아다니는 것으론 자기 영혼을 담지 못합니다.
오히려 은퇴자들은 TV를 꺼야 하고 등산을 줄여야 합니다. 오히려 푹 쉬면서 자아를 보면서 내가 어떤 사람이고 왜 태어났고 내가 죽을 때, 뭐가 가장 행복했노라고 얘기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은퇴는 영어로 retire로 타이어를 갈아 낀다는 뜻인데, 사람들은 은퇴라고 하면 일 안하고 노는 걸로 생각하는데, 타이어를 갈아 끼고 앞으로 30년 인생을 다시 달려야 하는 것입니다.
예배 한 시간에 여생을 걸고 말씀묵상과 기도생활, 의미 있는 봉사와 일체의 비결을 배운 여유로운 미소로, 석양의 햇빛이 온 대지를 벌겋게 물들이듯이 가장 영향력 있는 절정의 순간을 만들어 가야 하는 가장 중요한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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